내가 영화 '조커'를 보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계단 춤 장면이었다. 조커가 세속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악당이 되어가는 시작 장면이다. 이때부터 조커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다. 그는 편해보였고, 매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늘 우연히 미국 1위 유튜버를 알게 되었다. 구독자가 1억명이 넘었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배 넘는 사람들이 이 사람의 팬인 것이다. 세계적인 가수들의 유튜브도 구독자가 몇천만명 수준인걸 감안했을 때, 이는 엄청난 숫자다. 무엇으로 방송하는지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게임 유튜버였다. 역시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는 주제라고 생각하던 찰나, 섬네일들에서 그의 표정을 보았다. 정말 다양하고 남의 시선따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 또, 조커가 계단 춤 장면에서 그러했듯,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제 타인, 세상, 사회가 아닌 자기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즐기는 사람들이 주류가 되는 세상이다. 그것을 증명해주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대한민국 유튜브 채널 상위 10개 중 7개는 음악 관련 채널이다. 그들이 유튜브 채널로만 벌어들이는 돈조차 셀수 없을 만큼 많다.
불과 30년전만 해도 춤과 음악을 즐기며 현재를 살던 사람들이 '딴따라'라고 무시 받으며 살았다. 하지만 이젠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돈을 많이 벌고 세상에 영향을 주며 세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오직 현재만 즐기는 딴따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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