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여자

 

4월 1일 만우절 새벽 1시,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유튜브를 습관적으로 켰다.

추천 영상에 처음 보는 얼굴이 보였다.

 

여친 '국밥충' 만들기 라는 제목에 귀여운 얼굴이 썸네일을 차지했었다.

나도 모르게 클릭하고 말았다.

그렇게 약 20분정도 이 채널의 영상을 본 것 같다.

 

하지만 그 여운이 오늘 아침 샤워하면서도 지워지지 않았다.

단순히 귀엽고 예쁘기만 했으면 잊혀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남자친구와 7천원짜리 순대국밥을 먹으면서도 행복해보였다.

스테인리스 공기밥을 달그락 거리며

요술램프 지니라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

다 먹고 아이스크림 배는 요기 남아있다며 이렇게 가르킨다.

 

하지만 내게 제일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현재 고시원에 산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완전 별개로

아주 많이 매우 행복해보였다.

 

심지어 화장실 변기에 앉으면 무릎이랑 벽이 닿는다고 하며

해맑게 웃었다.

또, 신발을 안 신고 화장실에서 침실로 이동할 수 있다며

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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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작가가 책 '여덟단어'에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개들은 잘 때 죽은 듯 잡니다. 밥을 먹을 때에는 '세상에나! 나에게 밥이 있다니!' 하고 먹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온 세상을 가진듯 뛰어다녀요. 순간에 집중하면서 사는 개. 개처럼 살자. 카르페 디엠의 박웅현식 표현이자, 제 삶의 목표입니다.

'현재'를 사는 방법은 '개처럼 사는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개처럼'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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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모습이 내게 크게 와닿은 이유가 있다. 

나도 한때 잠시 타지에서 학원을 다녀야 해서 고시원에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나는 책에서 배운대로

'애써 긍정 모드'였다.

저 여자분처럼,

청소 안해도 되서 좋다, 많이 안 움직여도 되서 좋다...

이런 것들에 감사했다.

 

하지만 나는 '애써' 긍정했었다.

왜냐면 나는 넓은 집에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살아야하니 이왕이면 좋게 생각하자는

'체념'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내 긍정은 수동적이었다.

능동적으로 그 상황을 즐기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내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미래를 살고 있었고 

현재는 지옥이었다.

행복한 '척'이었다.

 

고시원에 살면서도 저렇게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그녀의 미소를 보며

깊이 반성하게 된다.

설령 그녀가 집이 부자인데 잠시 저렇게 산다고 할지라도 

저렇게 모든 상황을 즐기는 것은 절대 쉬운 것이 아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 비해 나는 '즐기는 능력'이 퇴화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떤 상황이든 항상 결핍을 느끼고, 미래를 산다.

절대 현재 이 순간에 만족하지 못하고 즐기지 못한다.

실제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현재' 밖에 없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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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보는 마음 공부 채널 '정민TV'도 떠오른다.

결핍에 집중하는 마음 가짐은 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현금 10억을 가지고 있든 빚이 10억이 있든,

마음이 부자인 사람은 항상 풍요롭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항상 결핍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내 주변에 부자인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 행복하지는 않다.

 

내가 매 순간의 즐거움과 평온함을 찾는다면, 삶은 반드시 풍요로워져요. 
풍요는 나의 마인드 셋이 물질화 되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죠. 

-정민-

 

 

 

나도 행복한 사람이고 싶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하루에 반은 웃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그 웃음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즐겨보자.

단순하게 말해서, 

개처럼 살자.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 전달해준 '가요이'님께 감사드립니다. (광고 X ㅋㅋㅋ)

가요이 키우기 [ Gayoi Youtube ]